RF 회로개념 잡기 - PART 5
▶ Frequency Doubler/Multiplier (체배기)

고주파 RF시스템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 비선형 회로중 하나가 바로 주파수 체배기입니다.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회로이므로 가볍게 함 들여다볼까요?

 

주파수 체배기(Frequency Multiplier)란?

Multiply라는 말은 우리말로 곱해준다는 뜻이죠? Frequency multiplier란 말그대로, 주파수를 정배수로 뻥튀기해준다는 말입니다. 예를들어 1GHz가 입력되면 출력에서는 2GHz, 3GHz, 4GHz등의 배수 주파수 성분 중 한가지를 선택하여 사용하게 만든 그런 회로입니다.

위의 그림처럼 어떤 특정 주파수 f1 이 들어가면, 2*f1 혹은 3*f1 과 같이 특정 배수의 출력중 하나를 내보내게 됩니다. 그냥 입력신호를 그대로 받아서 주파수만 몇배로 바꾸어주는 일, 그게 다입니다.

이중에서 두배의 주파수 (2f1)을 출력하는 회로는 간단하게 Frequency Doubler라고 부르며, 세배의 주파수 (3f1)을 출력하는 경우는 Frequency Tripler라고 부릅니다. 그냥 영어말일 뿐이죠. Frequency multiplier는 이렇게 입력주파수의 배수성분을 출력해내는 회로를 통칭해서 부르는 것입니다. 이러한 체배기 중에선 4배, 5배의 출력주파수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doubler나 tripler정도 배율의 체배기가 주로 애용됩니다.

 

체배기가 왜 필요하지?

그렇다면 대체 어떨때 이렇게 주파수를 튕겨올려주는 일이 필요할까요?
본 강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체배기를 왜 사용하는지 이해하는 문제일 것입니다.
차근차근 체배기라는 녀석이 필요해지는 이유를 짚어봄으로써, RF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더 폭넓게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도록 하지요.

일반적인 통신 시스템에서 주파수 체배기는 꼭 필요한 필수 회로가 아닙니다. RF 시스템 강의등에서 대략 시스템 구조를 파악하신 분이라면, 굳이 체배기가 들어가야 할 이유를 찾기는 힘듭니다. 아래와 같은 가장 기본적인 RF 시스템 구조에서 체배기가 끼어들만할 부위가 있다면... 어디일까요?
(RF 시스템 블럭에 대해선 RF 송수신 시스템의 이해 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언뜻 생각하면, 체배기는 신호의 주파수를 올려준다는 점에서 up mixer와 비스꾸리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차이점이라면 Mixer는 LO주파수와의 조합으로 정교한 주파수 변환이 가능하지만, 체배기는 2배, 3배, 4배 처럼 단순한 배수로만 주파수를 올려준다는 점이죠. 게다가 Mixer는 주파수 하향변환도 하지만 체배기는 주파수를 위로 밖에 못올려줍니다. 한마디로 체배기는 Mixer같이 주파수 변환기용으로 쓰기에는 전혀 메리트가 없습니다.

자.. 글타면 주파수를 배수로까지 튕겨서 조금이라도 재미를 볼만할 만한 곳이라면 한군데밖에 없습니다.  바로 Mixer로 들어가는 LO 주파수 출력부 (결국 VCO/PLL 출력부)입니다. 체배기는 바로 이러한 Mixer의 주파수 변환을 위해 제공되는 LO 주파수를 올려주기 위한 용도로 애용됩니다.

여기서 다시 핵심 질문. 어째서 LO를 튕겨주는 일이 필요할까요?
미리 힌트를 드린다면, 이러한 체배기는 높은 주파수에서의 통신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오호라.. 추측해본다면, 발진기가 충분히 높은 주파수를 만들어주지 못해서 그런 것처럼 보입니다. 오우~ 노! 10GHz, 25GHZ나 77GHz 와 같이 살벌하게 높은 주파수에서도 얼마든지 MMIC나 도파관구조로 발진기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아~ 거참 그럼 대체 뭐가 문제길래!?!?

낮은 주파수원을 만들어서 그걸 체배시켜 LO로 공급해야 하는 경우의 결정적이 사연은, 바로 'locking'입니다. PLL 기초강의에서 보여졌듯이, 주파수가 흔들리는 걸 막기위해선 정말이지 별의별 생쇼를 다해야 합니다. 그만큼 주파수원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말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높은 주파수에서 VCO를 만드는 것까진 별 문제가 아닌데, 만들고나서 그걸 안정화시켜주는 회로를 구성하기가 무척 어렵다는게 바로 문제입니다. 가장 애용되는 PLL의 경우 실제로 사용가능한 주파수대는 5 GHz 이하이며, 대부분 2~3GHz 이하대역까지만 사용됩니다.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PLL에서 주파수분주나 위상비교등을 정밀하게 비교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좀더 높은 주파수에서도 PLL구조를 쓸 수 있도록 많은 개발자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10GHz 이상 올라가는데는 앞으로도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듯 합니다.

그래서 수십GHz씩 되는 millimeter wave 대역에서는 SPD를 비롯한 몇가지 주파수원 안정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PLL 방식만큼 cool한 것은 없습니다. 이렇게 낮은 주파수에서 사용가능한 PLL IC를 가지고 높은 주파수에서 사용하려면 방법은 단 한가지 뿐입니다. 원래 사용할 주파수의 1/n에 해당하는 낮은 주파수원 을 만들고, 그 주파수에 맞는 PLL로 안정화시킨 다음 그것을 n 배로 정확하게 올려주는 체배기가 존재하면 됩니다. 즉, 낮은주파수에서 주파수원이 안정되기만 하면, 체배기에서의 비선형 harmonic 특성은 물리적으로 정확하게 칼같이 배수로만 구현되므로, 높은 주파수에서 안정적고도 정확한 주파수원을 쓸 수 있게 됩니다.

위와같이 함으로써 우리는 매우 안정적인 초고주파 신호원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체배기가 꼭 위처럼 LO주파수 고정을 위한 부속으로만 쓰이지는 않습니다. 단순하게만 생각해도 그냥 주파수를 두배로 올려서 사용해야 할 경우는 종종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800MHz 대역의 cellular와 1.8GHz 대역의 PCS 주파수를 동시에 처리하는 dual band RF부에서는, 800M, 1.8G 두 개의 안정된 주파수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800MHz와 유사한 LO주파수의 신호출력을 두배로 체배하여 PCS대역에서 적당한 LO주파수로 처리해서 쓴다는 등의 아이디어도 생각해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하나의 주파수원으로 두 band를 다 소화시킬 수도 있지요. 또한 그 외에도 높은 주파수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주파수원(굳이 LO가 아니더라도) 이 있으면 대충 낮은 주파수에서 만들어서 체배기로 뻥튀겨서 쓸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아날로그 RF를 하다보면, 주파수를 재활용하거나 고정이 잘 안되거나 구하기 어렵거나 여러가지 이유로 체배기가 필요하게 됩니다.

어쨌건 일반적인 3GHz 이하의 이동통신 주파수대역이 아닌, 그 이상의 초고주파 시스템에서는 위와 같이 LO주파수 뻥튀기용으로 체배기가 애용되기도 한다는 점은 기억해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L밴드의 이동통신을 하시는 분들께는 체배기가 그리 익숙치 않은 회로지만, millimeter를 다루는 엔지니어에게 체배기는 매우 친근한 회로이기도 합니다.

 

체배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체배기의 원리는 아주 쉽습니다. 주파수의 배수가 어쩌구 저쩌구 하면 제일 먼저 무엇이 떠올라야 할까요? 비선형소자의 가장 기본적인 특성, 바로 Harmonic(고조파) 입니다.

비선형소자가 어째서 저런 harmonic이 나오는지에 대한 설명은 Harmonic은 왜 생기나? 를 참고하시고, 어쨌건 harmonic성분이 출력되는 현상 그 자체가 비선형소자의 특징입니다. 즉 체배기의 원리 역시 Mixer처럼 비선형소자의 비선형 특징을 그대~로 이용한 것입니다. 어차피 나오는 harmonic 중에서 하나를 골라서 잘 써먹는, 그런 것이죠.

고로 우리는 아래와 같이 간단하게 frequency multiplier의 구조를 생각해낼 수 있습니다.
(아래는 이해를 돕기 위해 doubler를 예로 들었습니다)

그냥 보면 마치 증폭기 같죠? 하지만 입력이나 출력이나 하나의 같은 중심주파수를 매칭하는 증폭기와 달리, 체배기 출력에서는 원하는 harmonic 주파수에 매칭하고 나머지 모든 주파수 성분은 걸러내게 됩니다. 결국 특정한 harmonic 주파수만 손실을 최소화해서 출력하긴 하는데, 원래 harmonic 출력 자체가 원래주파수(fundamental frequency : 여기서는 f1) 출력보다 점점 더 급격히 작아지기 때문에 amp와는 달리 체배기는 이득을 가지기 힘듭니다. 아무리 잘 매칭한다해도 원래 harmonic 출력자체가 작기 때문이죠.

또한 체배기는 기본적으로 입력주파수와 출력주파수가 다르기 때문에, Mixer처럼 주파수 변환의 개념에서 특성지표를 정의합니다. 그래서 체배기의 주파수 배수변환상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Mixer와 마찬가지로 Conversion loss라고 표현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 loss는 적을수록 좋으며, doubler, tripler... 이상으로 점점 더 높은 배율을 출력해야하는 경우일수록 loss가 심해집니다. 그 이유는 harmonic 출력 자체가 원래 주파수가 올라갈수록 점점 더 작아지기 때문입니다.

또 주파수 변환이라는 점에서 어찌보면 Mixer랑 비스꾸리해보이기도 한데.. 다른 점이라면 체배기는 Mixer와 달리 하나의 깨끗한 주파수 입력만 받는다는 점입니다. 두 신호간의 내부적인 mixing은 없고 단지 비선형소자의 harmonic 특성만 이용할 뿐이므로, 출력에 잡스런 떨거지 주파수 성분은 별로 나타나지 않다는게 다행이지요.

비선형 특성을 그대로 이용하는 Mixer와 유사한 회로답게, 회로 구성법도 유사한 패턴을 가집니다. Mixer와 마찬가지로 체배기 역시 diode를 이용하여 만드는 Passive type과 Transistor를 이용하여 만드는 Active type으로 구분되며, 둘간의 특징과 차이 역시 Mixer에서의 차이와 매우 유사합니다. (Mixer 기초강의 참조) 어쨌거나 비선형 특성만 이용할 수만 있으면 되는거니까요. 다만, 체배기는 입력이 하나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Mixer에 비해 덜 복잡한 회로구성으로 구현이 됩니다.

뭘쓰건간에 체배기 출력매칭에서 불필요한 주파수 출력은 억제하고, 원하는 harmonic 주파수를 최대로 잘 살려서 내보내면 되는 것이죠. 이러한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Mixer처럼 balanced type이나 여러 가지 형태의 회로로 체배기를 구현하기도 합니다.

결국 체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출력부 매칭이 됩니다. 소위 harmonic 매칭이라고 하는데, 매칭 자체가 중심주파수를 가진 일종의 필터나 마찬가지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원하는 harmonic 주파수에서의 비선형소자 출력 임피던스 값을 알아내어 매칭하면 되는 것이죠. 체배기의 결과는 그 특성상, 입력과 출력의 주파수가 다르기 때문에 S파라미터로 주요특성을 확인하지 않습니다. 주로 입력과 출력 주파수 스펙트럼을 보고 그 전력값을 읽게 됩니다.

 

결론

체배기는 주로 수GHz에서 수십 GHz 이상의 높은 주파수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source로 사용해야 하는 주파수원은 매우 안정적이어야 할 텐데, 높은 주파수일수록 주파수를 안정화시키는 구조를 구현하기가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낮은 주파수에서 안정화된 주파수원을 만들고, 그것을 체배기의 harmonic 계산을 통해 정확한 배율로 높임으로써 초고주파 통신에서 필요한 LO등에 사용할 주파수원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됩니다.

체배기는 Mixer처럼 비선형소자의 비선형 특성을 그대로 이용하는 대표적인 회로이며, 출력부를 원하는 harmonic 주파수에 매칭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보셨다시피 다른 능동회로에 비해선 비교적 단순하고 이해하기도 쉽습니다.

RF 시스템에 꼭 필수적인 회로가 아니라 다소 옵션틱한 회로라서 굳이 체배기를 몰라도 되는 분들도 많겠지만, RF장이라면 이정도쯤은 알아두고 있어도 좋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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