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와 통신의 차이
아마 RF를 오래하신 분이라면 이 말 자체가 엉뚱하게 들리실 겁니다. 두가지를 구분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왜 RF와 통신의 차이점을 논하고자 하냐면, 많은 분들이 이 두개의 개념을 거의 같은 것으로 생각하고 구분을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두가지는 실제로 학문분야에서 상당히 명확하게 구분되지요. 만약 이 두 개념의 차이에 혼동이 없으신 분은 이 글을 읽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 글은 주로 대학 학부생과 구분이 모호한 초심자들을 대상으로 개념을 명확히 해드리기 위해 쓰인 글입니다.
여기 RF/Microwave 란에도 RF란 무엇인가? 라는 설명 코너가 있습니다. 거기 말대로라면 RF라는 것은 아래와 같이 정의됩니다. "전자기파 주파수대역을 이용하여 무선통신 및 고주파를 이용하는 장비설계, 연구 공학분야 일체를 지칭한다." 이 말에서도 한가지 알수 있는것은 RF가 다 통신은 아니란 것입니다. 실제로 RF하시는 분이 통신장비 일만 하냐면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통신쪽에 가장 다양하게 응용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의외로 RF의 분야는 넓고 방대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RF라 함은 보통 소프트웨어적 구조가 아닌 물리적 질량을 갖는 '하드웨어' 설계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전자파이론을 공부해도 공학에서는 결국 그것을 이용하는 모종의 장비를 설계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흔히 학문에서 '통신'이라고 부르는 분야는 하드웨어가 아닌 통신 프로토콜 수준의 개념적인 것들을 주로 지칭합니다. 이것은 굉장히 큰 차이입니다. 통신은 보통 유선과 무선으로 나뉘며, 유선이건 무선이건 신호의 전달차원에서 보면 기초는 같습니다. 다만 유선보다는 무선환경에서 발생하는 통신변수가 매우 많기 때문에 보통 '통신'이라고 말해버리면 대체로 무선통신을 말하는 것처럼 되기도 하는 듯 합니다. 그러다보니 무선통신단에 사용되는 RF단을 그냥 '통신'이라는 용어와 구분이 안되게 된 걸까요?? 정확히 표현한다면 RF의 일부가 통신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RF = 통신은 절대 아닙니다.
제가 대학원에서 조교일을 할 때 가끔 대학원에서 계속 공부하고 싶다면서 찾아온 학생들과 상담할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저희 연구실은 분명히 순수'RF'를 하는 곳인데 많은 학생들이 통신을 공부해보고 싶어서 왔다고 찾아오더군요. 실제로 대학원이나 석박사 과정에서 통신과 RF는 전혀 다른 류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학교에 따라 통신방에서 RF도 하고 통신도 하고 하기도 하지만, 전공특성상 내용에서는 분명히 구분되는 잣대가 있습니다. 보통 무선쪽의 통신전공이라 하면 각종 이동통신 프로토콜 분석과 디지털 코딩, 변복조 성능분석 등의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통신 시스템의 성능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게 되죠. 반대로 RF 전공에서는 그런 차원은 이미 다 결정되었다고 생각하고 고주파 신호를 쏘고, 증폭하고, 잡음 제거하고, 안테나로 송수신 하고, 이런 부분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리고 RF에서 그런 송수신단을 공부하는 것은 역시 RF의 일부일 뿐입니다. 레이더라던지, RF를 이용한 각종 탐사, 탐지, 측정 및 전자파 전달 특성 자체를 연구한다던지, RF의 응용분야는 넓고도 방대합니다. 뒤집어 말하면 RF 설계자가 통신시스템 구조 자체에 대해 연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냥 구현해야 할 통신 시스템을 이해할 필요는 있지만, 진짜 통신전공자처럼 원론적으로 통신 방법에 대해 접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만약 대학원에 진학하시려는 분은 그점 명확히 하셔야 합니다. 정말 '통신'을 하려는 것인지 'RF'를 하고자 하는 것인지, 또 들어가고자 하는 연구실이 그중 무엇인지에 대해서... RF설계를 해보고 싶어서 대학원을 지원해놓고선 막상 통신시스템 연구하는데로 방배정이 되고도 한참있다가 이 차이점을 깨닫고 후회하는 사람, 여럿 보았습니다... 모르는게 죄였죠. 학회만 보더라도, 통신학회라는 곳에 한번 가보시면 RF분야가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10%여정도 밖에 안되는 소수입니다. 통신학회는 주로 위에 말한 진짜 '통신' 전공자라는 분들이 모이고, RF 전공자들은 보통 전자파학회를 중심으로 모입니다. 이것만 봐도 통신 = RF 라는 식의 등식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 들지요?
이곳 RFDH는 분명히 이러한 '통신' 이란 것에 대해 논하는 곳이 아니라 'RF', 그것도 분명히 하드웨어 설계 및 관련 기술에 관련된 사항을 논하고자 만들어진 곳입니다. 사실 이 얘기를 하고 싶어서 앞에 이런 잡설이 길었습니다. 아직도 개념이 부족하여 헷갈려 하시는 분들이 많은 듯 합니다.. 그냥 '통신'에 관심 있어서 가입햇어요.. 하시는 분들, 아마 RFDH에서 괴리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RFDH에서 다루는 '통신'이라는 내용은 철저히 RF 설계에 필요한 spec 이나 시스템 이해의 수준입니다. 정말 통신, 그중에서도 아날로그 RF 하드웨어 설계가 아닌 이동통신 자체에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RFDH가 아닌 김희철님의 홈페이지나 이동통신전문가 그룹에서 활동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정말 그쪽이 훨씬 도움이 되실 겁니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통신과 RF를 같은 개념으로 보시면 곤란합니다. 내용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상당히 다르다는 점 명심하십시요. 아마 실무전선에서 뛰어보신다면 그것들의 차이점을 논하는 것 자체가 필요없게 되겠지만요... Copyright by RF designhouse. All rights reserved. |